전체 글106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 나의 한줄평: 내 인생에 네가 있어 다행이야 중간에는 약간 안 읽혔지만 감동적이었던 책. 표지가 잠수하고 있는 여자 얼굴이었는데 되게 눈에 띄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다.이 책의 주인공은 린다라는 여자아이이고, 폴란드에서 온 간병인 에바와 함께 윗층의 치매 노인을 돌보는 서사가 주로 나온다.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읽었는데 나도 할머니의 치매를 겪어본 적 있어서 그런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나를 차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사람이 두 명 있다. 케빈과 후베르트다. 가까운 곳에 사는 케빈은 아주 똑똑하고, 나랑 같은 건물 4층에 사는 후베르트는 중증 치매 환자다.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후베르트가 죽어가는 중이라는 걸 볼 수 있다. 그는 퇴각하는 중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는지도 모른.. 2026. 5. 25. 클라라와 태양 ★나의 한줄평: AI 시대의 사랑, 우정, 일... 그리고 사람 거의 4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 민음사 독서모임 영상 보기 전에 읽고 보면 더 재밌겠다 싶어서 빌렸는데 처음에는 이 설정이 이해가 안 가고 병렬독서하는 책도 있어서 고민하다 속도가 붙으니 너무 재밌어서 쭉쭉 독파했다. 가즈오 이시구로라는 작가는 모르는 작가인데 일본 이름이지만 글은 전혀 일본스러운 문체가 아니어서 그 점도 신기했다. 로사와 내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리는 매장 중앙부 잡지 테이블 쪽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도 창문이 절반 넘게 보였다.... 이렇게 해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는 운 좋은 날이면 나는 얼굴을 내밀어 해가 주는 자양분을 최대한 많이 받으려 했다. 글은 소녀 에이에프인 '나'의 독백으로 시작.. 2026. 5. 19.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나의 한줄평: 천천히 사랑하고 아프게 이별하고 위로로 회귀하는 한 사람의 인생 어디서 제목만 들어본 책.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흠뻑 빠져들어 읽었다. 이야기는 습지와 늪에 관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모든 생애가 펼쳐지는 서사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습지는 늪이 아니다. 습지는 빛의 공간이다. 물속에서 풀이 자라고 물이 하늘로 흐른다. 습지 속 여기저기서 진짜 늪이 끈적끈적한 숲으로 위장하고 낮게 포복한 수렁으로 꾸불꾸불 기어든다. 늪이 진흙 목구멍으로 빛을 다 삼켜버려 물은 잔잔하고 시커멓다. 소리가 없진 않으나 습지보다는 늪이 더 고요하다. 부패는 세포 단위의 작업인 탓이다. 삶이 부패하고 악취를 풍기며 썩은 분토로 변한다. 죽음이 쓰라리게 뒹구는 자리에 또 삶의 씨앗이 싹튼다... 2026. 5. 10. 두 얼굴의 남자 나의 한줄평: 어떤 틈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의 자기고백 도서관 신간도서에 있길래 골라보았다. 그 중에서 파란색 테두리에 붉은 톤으로 초상화가 점묘된 표지가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베트남인의 이름을 하고 있었고 그동안 동남아시아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서 집어들었는데 작가 소개를 보니 베트남계 미국인이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큼직하게 등장하는 옛날 사진들이 신기했고, 왼쪽 또는 오른쪽 아니면 가운데 정렬되어있는 글도 새로웠다. 폰트를 엄청 키운 어구도 나오고, 영화나 드라마, 뉴스 인터뷰나 보도자료의 어구가 그대로 인용되기도 하고, 글자 배경색을 채워 처리하거나 여백을 변주하여 주는 등 일반적인 에세이나 수필에서 볼 수 없는 느낌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지은이가 펼치는 서사는 전.. 2026. 2. 21. 가녀장의 시대 나의 한줄평: 시간의 흐름과 함께 찾아온 가녀장의 아름다움 이슬아 작가의 소설이어서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읽었다. 지금까지의 글들에 비해 좀 더 날것이지만 나름대로 거칠고 도발적인 맛이 있었다. 왜 날것이냐 하면 곳곳에 나오는 욕이라던가, 입말들, 그동안의 이슬아 에세이나 인터뷰집에 비해 정제되지 않은 생활감이 드러나서 그렇다. 그렇지만 이건 이것대로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글 같다. 전반적으로 슬아, 웅이, 복희 세 사람의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 중 주인공은 출판사를 운영하며 이 집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녀장 슬아이다. 왜 여자도 가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안해봤을까? 엄마가 아닌 소녀가 가장이 되어 끌어가는 이야기라 더 신선했다. 말은 우리를 '마치 ~인 듯' 살게 만든다. 언어란 .. 2026. 2. 6. 도둑 맞은 집중력 ★ 나의 한줄평: 집중력의 위기 유튜브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민의 영상을 봤다. 그녀는 이 책을 추천하며 감상을 이야기했는데 그걸 보고 나니 나도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고 싶어졌다. 퇴근하고 지쳐서 아무 생각없이 휴대폰을 붙잡고 영상을 시청하는 날들이 많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현실로 돌아오면 왠지모를 씁쓸함에 기분이 다운되는 걸 여러 번 겪었다. 궁금했다. 정말 집중력이 부족한 건 내 문제가 아닐까? 우리 시대의 모토가 '나는 살고자 했으나 산만해졌다'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저자는 자신의 대자와 함께 간 여행을 서두로 꺼내면서 모두가 눈앞의 현실보다는 손 안의 전자기기에 집중하고, 연결되지 못할까봐 불안하며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지 못한 채 분열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의지력에 관.. 2024. 10. 20. 이전 1 2 3 4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