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균의 종말3

by 곰곰곰곰 2021. 8. 23.

또다른 영감이 된 개개인성의 원칙 중 마지막은 경로의 원칙이다. 그것은 우리가 성장할 때 모두 각각의 방식을 따른다는 사실이다. 발달이나 성공에 고정된 길은 없다.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더 정확히 말하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인간의 발달은 (생물학적 발달이든, 혹은 정신적, 도덕적, 직업적 등등의 발달이든) 그 종류를 막론하고 단 하나의 정상적인 경로라는 것이 없으며 이 사실은 개개인성의 세 번째 원칙인 경로의 원칙에서 근본을 이루는 토대다. 경로의 원칙은 다음의 2가지 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첫 번째,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는, 그리고 그 어떤 특정 목표를 위한 여정 역시도 똑같은 결과에 이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며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다. 두 번째,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당신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

 

이 구절은 성장을 염원하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가. 똑같은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모두가 반드시 똑같은 길을 따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취하면 된다.

 

왜 그러한가? 저자는 등결과성을 전제한다. 등결과성이란 시간에 따른 변화를 수반하는 다차원적 시스템은 예외없이 A에서 B에 도달하기까지 다양한 길들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차를 몰 줄 모르는 초보가 운전을 익혀 면허를 따기까지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누구는 운전석에 앉아 각 부분의 기능과 명칭을 익히는 게 편하고, 다른 사람은 이론을 먼저 집어넣고 실기로 넘어가는 게 더 쉬울 수 있다. 악기 연주도, 글자 습득도, 졸업논문을 쓰는 것이나 발레 동작을 익히는 것, 정직함이나 끈기같은 자질을 기르는 것, 심지어 적당한 상대를 찾아 연애하거나 집을 사는 데 이르는 항목들에서 말이다.

경로의 원칙을 뒷받침하는 두 번째 확신은 개개인의 과학에 근거한다. 즉 개개인은 모두가 들쭉날쭉한 인간들이고, 그들 각자가 처한 맥락과 상호작용하니 당연히 진전의 속도와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순서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벤자민 블룸은 학생들의 학습속도를 고정한 그룹과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한 그룹의 성취도를 비교했다. 놀랍게도 대다수학생들은 학습 속도에 유연성이 있을 때 뛰어난 성취도를 타나냈다. 빠른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믿음은 허황된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속도로 학습하도록 강제하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얼마나 큰 오류인가..)

성장발전에 보편적이고 고정된 순서가 없다는 사실 또한 믿기 힘들다. 토드 로즈는 말한다. '성장하거나 학습하거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누구나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그런 일련의 단계 따위는 없다.' 뭔가가 폭삭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는가? 다시 허허벌판에 선 느낌이다...

커트 피셔는 유아의 읽기 습득 과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며 60퍼센트의 아이가 A, 30퍼센트의 아이가 B 방식을 따랐을 때 두 그룹 사이 읽기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C방식을 선택한 그룹의 아이들은 읽기가 더디거나 부진했으나 보조를 받아 습득하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발달의 사다리는 없다. 사다리라기보다는, 우리 각자가 저마다 발달의 그물망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각각의 새로운 단계마다 우리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이 온갖 다양한 형태로 펼쳐진다는 얘기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는 흔히 어떤 특정 목표에 이르는 경로는 저 밖의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걸어갔던 여행자들이 닦아놓은 숲속의 보행로 같은 경로가 있다고 여기며 삶에서 성공하는 최선의 길은 그런 잘 닦인 보행로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로의 원칙은 우리에게 다른 얘기를 전해준다. 우리는 어떤 경우든 자신만의 경로를 처음으로 내고 그 길을 닦으며 나아가는 것이라고.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이나 우리가 겪는 모든 일에 따라 매번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능성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이는 기어 다니기를 배우는 중이든 마케팅 프로그램 기획 요령을 배우는 중이든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그러니 새로운 길에 도전해 미답의 방향으로 나서보라. 그 방향을 따르면 평균적인 경로를 따르는 것보다 성공에 이를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경로의 원칙은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준다.

우리는 모두가 특별한 경우다. 우수성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유용한 길이 어딘가에 있지만 그 길이 어떤 형태일지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그리고 그런 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송과 김과 함께 등산을 갔다가 하산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우리는 산을 내려올 때 어디가 올라왔던 길인지를 잊어버렸다. 어찌됐든 오솔길이 나있는 방향으로 내려갔는데 가다보니 묘지가 덩그렇게 나오고 길은 끊겨 있었다. 결국 겨우겨우 덤불을 헤치며 경사진 바위들을 타고 내려갔다. 제대로 된 길이 아니었고 미끄러져 생채기가 나기도 했지만 어쨌든 산을 무사히 내려오긴 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면 이상한 몸2  (0) 2021.08.31
어쩌면 이상한 몸  (2) 2021.08.26
평균의 종말2  (0) 2021.08.22
평균의 종말  (0) 2021.08.21
피프티 피플  (0) 202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