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미드 오뉴블, 예전부터 엄청나게 유명한 드라마여서 넷플을 뒤적이다가 대체 얼마나 재밌을까 싶어 틀었다.
처음 시작이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동안 스위트홈이나 킹덤이나 굿걸스... 충격적, 쇼킹, 스릴, 짜릿하고 심장 쫄리는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강하게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목도 아리송했다. 주황색이 새로운 검정색이 된다고? 드라마 속 배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지만 틀어두고 슬슬 봤다.
주인공은 파이퍼라는 미국 상류층, 약혼자와 친구를 둔 평범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교도소에 가게 되는데 감옥이라는 특수한 장치로 인해 파이퍼의 삶도, 이야기의 분위기도 확 뒤엎어진다.
화장실에서는 재소자 둘이 성관계를 맺고 있고, 문짝 없는 화장실에, 말실수의 댓가로 탐폰이 끼워진 샌드위치를 받지를 않나, 정상은 아닌 것 같은 옆 방 동료가 아내로 삼겠다며 고백하질 않나, 그러다 자신을 교도소로 이끈 구애인 알렉스까지 맞닥뜨리니 아마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일 거다.
극 초반부에 파이퍼가 '매일 아침 잠에서 깨 눈 뜨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차리는 게 끔찍하고 지옥 같다'며 약혼자인 래리에게 털어놓는 장면이 기억난다. 엄청나게 우울하고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파이퍼에게 그들은 약쟁이고, 살인자고, 정신병자며 또라이이고, 범죄자며 미친년들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생리대로 슬리퍼를 만들어 신고, 할라피뇨를 씹어 허리크림을 만들며 교도소 생활에 적응해간다.
그러면서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가 하나씩 드러나는데 이게 참 매력있었다. 파이퍼의 시점에서 1인칭으로 전개되던 시야가 넓어진다. 폭력을 당한 동료를 위해 복수하고, 성전환을 한 후 아내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학대를 피해 가출하다 물건을 훔쳐 적발되고, 육상선수를 꿈꿨으나 남자친구 대신 약물을 운반하다 잡히고, 아이를 낙태하고 모욕을 당하며 저마다의 인생을 살았던 그들.
심지어 파이퍼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미친 눈깔까지도 "그런데 왜 다들 나를 이름이 아니라 미친 눈깔이라고 부르는 걸까?"하고 묻는다.
그들은 파이퍼에게, 또 지켜보는 우리에게 줄곧 타인이었고, 남들이었고, 실재하지 않는 이방인이었다. 웃고, 울고, 사랑하고, 배신하고, 복수하고, 싸우고, 갈등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축하해주며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었다.
파이퍼는 깨닫는다. 자신도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그들도 자신과 같은 인간임을.
타라브랙의 책 '받아들임'에서는 '우리가 자기중심적 드라마에 붙잡혀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우리와 다른 비실재의 타인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타인을 분류하는 복잡하고 무의식적인 자기만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게 분류된 타인은 욕구와 두려움, 박동하는 심장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비실재의 2차원적 마분지 인형으로 둔갑한다. 심지어 우리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들조차.
파이퍼가 동료 재소자들의 역사를 알게 됐을 때, 그들은 타인이 아니라 곧 그녀 자신이 됐다. 파이퍼는 친구들이 치료를 받고, 육상트랙 위에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애쓴다. 죽은 트리샤의 장례를 치러주려고 노력하고, 계속 자신을 건드렸던 판타자키가 정신병동에 가자 그녀를 빼내기 위해 화장실 청소를 자원한다.
그녀의 세상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넓어지고 확장된다. 감옥에 오지 않았더라면 상상하지도 못했을, 같은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인식하지도 못했을 사람들이 경계를 허물고 그녀 안으로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뉴비를 뜻하는 오렌지색 죄수복은 결국에는 검은색으로 물들게 될까?
그것이 무엇을 뜻하나? 라디오 방송을 두고 래리와 갈등하는 파이퍼를 중심으로 시즌 1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나의 세상에서 타인은 어떤 배역을 맡는가? 누가 존재하고 누가 존재하지 않는가?
나 말고 누가 실재하는가? 나는 어떤 기준으로 타인을 분류하는가?
처음 시작이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동안 스위트홈이나 킹덤이나 굿걸스... 충격적, 쇼킹, 스릴, 짜릿하고 심장 쫄리는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강하게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목도 아리송했다. 주황색이 새로운 검정색이 된다고? 드라마 속 배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지만 틀어두고 슬슬 봤다.
주인공은 파이퍼라는 미국 상류층, 약혼자와 친구를 둔 평범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교도소에 가게 되는데 감옥이라는 특수한 장치로 인해 파이퍼의 삶도, 이야기의 분위기도 확 뒤엎어진다.
화장실에서는 재소자 둘이 성관계를 맺고 있고, 문짝 없는 화장실에, 말실수의 댓가로 탐폰이 끼워진 샌드위치를 받지를 않나, 정상은 아닌 것 같은 옆 방 동료가 아내로 삼겠다며 고백하질 않나, 그러다 자신을 교도소로 이끈 구애인 알렉스까지 맞닥뜨리니 아마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일 거다.
극 초반부에 파이퍼가 '매일 아침 잠에서 깨 눈 뜨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차리는 게 끔찍하고 지옥 같다'며 약혼자인 래리에게 털어놓는 장면이 기억난다. 엄청나게 우울하고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파이퍼에게 그들은 약쟁이고, 살인자고, 정신병자며 또라이이고, 범죄자며 미친년들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생리대로 슬리퍼를 만들어 신고, 할라피뇨를 씹어 허리크림을 만들며 교도소 생활에 적응해간다.
그러면서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가 하나씩 드러나는데 이게 참 매력있었다. 파이퍼의 시점에서 1인칭으로 전개되던 시야가 넓어진다. 폭력을 당한 동료를 위해 복수하고, 성전환을 한 후 아내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학대를 피해 가출하다 물건을 훔쳐 적발되고, 육상선수를 꿈꿨으나 남자친구 대신 약물을 운반하다 잡히고, 아이를 낙태하고 모욕을 당하며 저마다의 인생을 살았던 그들.
심지어 파이퍼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미친 눈깔까지도 "그런데 왜 다들 나를 이름이 아니라 미친 눈깔이라고 부르는 걸까?"하고 묻는다.
그들은 파이퍼에게, 또 지켜보는 우리에게 줄곧 타인이었고, 남들이었고, 실재하지 않는 이방인이었다. 웃고, 울고, 사랑하고, 배신하고, 복수하고, 싸우고, 갈등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축하해주며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었다.
파이퍼는 깨닫는다. 자신도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그들도 자신과 같은 인간임을.
타라브랙의 책 '받아들임'에서는 '우리가 자기중심적 드라마에 붙잡혀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우리와 다른 비실재의 타인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타인을 분류하는 복잡하고 무의식적인 자기만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게 분류된 타인은 욕구와 두려움, 박동하는 심장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비실재의 2차원적 마분지 인형으로 둔갑한다. 심지어 우리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들조차.
파이퍼가 동료 재소자들의 역사를 알게 됐을 때, 그들은 타인이 아니라 곧 그녀 자신이 됐다. 파이퍼는 친구들이 치료를 받고, 육상트랙 위에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애쓴다. 죽은 트리샤의 장례를 치러주려고 노력하고, 계속 자신을 건드렸던 판타자키가 정신병동에 가자 그녀를 빼내기 위해 화장실 청소를 자원한다.
그녀의 세상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넓어지고 확장된다. 감옥에 오지 않았더라면 상상하지도 못했을, 같은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인식하지도 못했을 사람들이 경계를 허물고 그녀 안으로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뉴비를 뜻하는 오렌지색 죄수복은 결국에는 검은색으로 물들게 될까?
그것이 무엇을 뜻하나? 라디오 방송을 두고 래리와 갈등하는 파이퍼를 중심으로 시즌 1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나의 세상에서 타인은 어떤 배역을 맡는가? 누가 존재하고 누가 존재하지 않는가?
나 말고 누가 실재하는가? 나는 어떤 기준으로 타인을 분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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