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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좋은 일3

by 곰곰곰곰 2020. 12. 17.

아,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질문이 남았다.

나한테 묻고 묻고 또 묻고, 쓰고 읽고 다짐하고 뭉갰다가 다시 세운 질문이다.

그래서 어쩔 건데? 나는 골목길의 불량배가 되어 묻고 싶다. 내가 나 자신의 멱살을 쥐어잡는 웃긴 상상을 한다.

다분한 위협을 담아 침도 뱉는다. 빨리 말해, 그래서 어쩔 거냐고!

 

결론은 뭐, 잘 좀 살아보자. 짧고 덧없는, 또 뭐가 더 없는 인생이니까 진정으로 삶아보자는 뻔한 말이다.

 

아무리 다른 환경에서 살아도, 인간은 한가지 공통점에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그것은 누구나 더없이 소중한 인생을 꼭 한번만 산다는 것이다. 

우리의 숙명은 죽음처럼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여전히 의심스럽고 확실한데 그것이 언제일지 확실치 않은 것과 함께 사는 것이다. 자코메티는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진실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했다. 우리가 영원히 살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의식하면 삶은 바뀐다. 

'나라는 인간은 끝끝내 무엇을 긍정하게 되느냐?' 우리 인생은 자신이 제기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질문을 구하고 대답에 따라 살려하지만 릴케는 인내심을 가지고 대답을 기다리되 질문에 따라 살라고 했다.

가장 분별력 있는 사람은 자신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데 몰두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브로흐가 발견한 실존의 불길하고 새로운 단면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생존 말고 다른 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필요하니까. 어떤 좋은 일도 그 일을 지속하는 인간이 있어야만 가능하니까.
그(김한민)에게는 제임스 조이스가 말한 에피파니(뭔가를 확 깨닫는 것)가 아니라 에피파니의 지속이 중요했고, 무엇을 지속하게 할지 섬세하게 구별(긍정)한 다음, 그것을 (말로만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언제나 말에 깊이를 주는 것은 행동이다.

주인공의 질문을 나에게도 던져본다.
나는 무엇을 긍정하는가?

 

나는 무엇을 긍정하는가?

계속 질문을 품는 것을 긍정한다.

의문에 싸여있다가 마음이 깨끗하게 밝아지는,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는 깨달음을 얻는 시간을 긍정한다.

고결하게 주는 마음을 긍정한다.

친한 사람들과 건네는 시시한 농담을, 아이들이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신뢰를, 눈물날 때 안아주는 사람을 긍정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별 일을 행하는 존경스러운 사람들을 긍정한다.

 

그밖에 긍정할 것들이 많다.

좀 더 벼려야 할 것 같다. 아, 삶은 이렇게 또 힌트를 준다.

지독한 게임이다. 지칠만하면 한번 더, 나가떨어질만 하면 리플레이할 기회를 준다.

그래서 신기하고 행복하다. 한번에 미션을 클리어하면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생각해야지.

조금씩 더듬어서 머리를 쥐어짜고 마음을 짓뭉개며 어렵게 얻어낸 삶의 힌트들이 나를 끌고간다.

 

행복하고 좋은 순간은 많지만 그 중에서 또 고르고 골라야 한다.

그리고 내가 투신할 무언가를 조금 더 분명하게 깨닫고 싶다.

그러려면 또 질문해야 한다.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에너지를 쏟을 것인가?

명심하자, 쉽게 얻은 답은 쉽게 폐기된다. 삶을 정의하려는 어떤 시도도 환영이다. 그저 질문을 갖고 살아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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