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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뇌

by 곰곰곰곰 2020. 2. 25.

★ 나의 한줄평: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미성숙한 10대. 내가, 그리고 뇌가 들려주는 따뜻한 충고


인체를 공부하다 보면 살아숨쉬고 기능하는 나 자신에 감탄하게 된다. 의식하지 못함에도, 때로는 외면하면서도 매 순간 '나'라는 인간은 필사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세상에 널려있는 많은 존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이렇게 삶을 이어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저 살기 위해 사는 걸까? 다른 목적 없이 지금 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뇌가 정말 재밌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오랜만에 학부시절로 돌아가 공부하면서 즐겁게 책을 이해하려고 애써봤다. 무엇보다도 유연하고 개방적인 청소년 시기에 접한 자극과 경험, 생각과 관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과거의 나는 어땠지, 그 때 어떤 경험이 충격적이었지, 무엇에 영향을 많이 받았었나를 자꾸 되짚어봤다. 우리 어린이들도 그렇고.


이 시기가 삶에서 최고의 10년이다. 어른들의 사려 깊은 노력에 이처럼 열렬하게 호응하는 연령대는 없다. 다른 어떤 정신적 토양에서도 씨앗이 그렇게 깊이 뿌리를 내리고, 그렇게 무성하게 가지를 뻗고, 그렇게 빠르고 확실하게 열매를 맺지는 못한다. 그 씨앗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이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실험이 필요하고,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이 그런 실험을 장기적인 부작용 없이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0대 시절은 아이의 장점이 무엇이고, 어떤 약점을 신경 써야 하는지 시험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때이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비웃거나, 비판적으로 말하거나, 못마땅해하거나, 무시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대신 아이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고민거리가 있기 마련이고, 그중에는 당신이 도울 수 있는 고민이 있다.


웃기게도 나는 이제 어른이다. 내가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로부터 아주 멀리 온 것도 아닌데, 아직 어른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혼란과 불안의 터널에 들어선 어린이들 곁에서 괜찮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멋진 어른은 욕심이고 무리다.) 들어주고, 받아주고, 존중하고, 알아주고, 알려주라고 아이 옆에 어른이 있는 거다. 더 자란 내가 '수많은 어린 나, 또 다른 나'들을 마주할 것이다.

뇌의 구조와 성장을 통해 10대의 특징을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의미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어른인 내가 만날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너그러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청소년기 뇌의 특징

1. 10대는 스트레스와 자극에 취약하다. 성인수준의 스트레스 내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의 불안 조절을 위해 분비되는 테트라히드로프레그네놀론이 10대에게는 오히려 불안을 키운다.


2. 청소년의 뇌는 회백질(신경세포, 뉴런)은 넘치지만 백질(뇌 영역간 연결배선)은 부족하다. 또 뇌가 뒤쪽에서 앞쪽 방향으로 성숙하기 때문에 이성을 발휘하는 작업이 힘들다. 한마디로 어른의 지성과 교양이 생기기 전이라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래를 계획하고 집행하는 판사와 같은 이마엽은 제일 늦게 발달된다. 반면 운동, 감각을 주관하는 마루엽이나 시각을 담당하는 뒤통수엽, 감정, 성욕, 언어와 관련된 관자엽은 배선 연결의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기능은 좋지만 방향이 불분명해 공회전하는 자동차와 같다. 통찰, 충동조절, 이성적 판단이나 합리적 결정이 더디며, 실수로부터 배우는 능력도, 다중작업을 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도 미성숙한 상태이다. 편도체가 위험신호를 보내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멍청한 선택을 해버리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3. 청소년의 감정은 쉽게 폭발한다. 성적 행동과 감정적 행동에 관여하는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회로가 꼬인 시한폭탄과 같아서 분노든, 행복이든 쉽게 터져나오는 것이다. 어린 앞이마겉질은 10대들이 다가올 위험을 예측하고 무모한 행동을 자제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짜릿한 모험을 추구하는 경향도 크다.


4. 청소년은 모든 것을 배우고, 엄청나게 성장한다. 뇌세포가 가지를 뻗고 두꺼워지듯 새로운 신경경로가 빠른 속도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자극, 경험, 반복된 감각과 같은 모든 것들이 이 '과도한 성장'에 기여한다. 특히 어린 뇌는 억제성 시냅스보다 흥분성 시냅스가 더 많다. 학습의 핵심요소인 흥분이 활발한 인생 초기를 '결정적 시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마디로  단순하고 역동적인 개복치다^^


5. 회백질이 풍성해지면 상충되는 정보들 사이에 인지부조화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뇌는 가지치기를 한다. 청소년기 말기에는 시냅스(뉴런 사이 접촉이 이뤄지는 부위, 뇌에서 실제 행동이 일어나는 곳)가 억제된다. 이는 나이에 따라 시냅스의 수와 유형에 변화가 있기 때문이지만, 뇌가 경험하는 자극의 양과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

모든 것을 빠르게 습득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뉴런이 없어지는 이유는 6번에 이어진다.


6. 뇌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 계획, 학습, 행동, 모든 것이 뇌의 물리적 구조와 기능적 조직에 영향을 준다. 뇌는 스스로 모양을 잡아 나간다. 10대들은 주위의 모든 자극에 반응하며 뇌를 지속적으로 리모델링하는 중이다. 불필요한 시냅스, 뉴런(회백질)은 제거하고 자주 사용하는 백질은 증가시킨다. 

"작아지는 것이 사실은 더 커지는 것이다."


7. 청소년의 뇌는 기억력이 좋다. 10대의 뇌는 시냅스 양쪽이 흥분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아 장기증강 능력이 월등하다. 장기증강은 시냅스와 신경 연결이 강화되는 현상인데, 10대에서 더욱 활발하다. 자극을 반복하면 뇌세포가 더 강하게 반응하고, 길처럼 뇌 안에 새겨지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10대 시절에는 무언가를 기억(학습)하기 좋고 일단 기억(학습)하면 그것이 더 오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뒷부분은 뇌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수면, 흡연, 알코올, 스트레스 ,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술 등을 순차적으로 다루며, 10대의 뇌 손상이나 10대를 이해하지 못한 사회의 불합리한 처벌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희망적인 사실은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끔 도울 힘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한 팀이다.


우리는 모두 한 팀이었고, 나는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괜찮다고, 우리 모두 살아서 여기 있고, 이제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 이것은 우리가 마주해야 했던 첫 번째 도전에 불과했지만, 그 후로 어떤 도전이 찾아오더라도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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