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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by 곰곰곰곰 2020. 1. 19.

★나의 한줄평: 우주보다 넓고 태양보다 따뜻한 사랑 이야기. 이 사랑 이야기는 우주에서부터 도달한다.

 

한아는 싸운다. 일회용품과 싸우고, 화석연료와 싸우고, '나 하나 애쓴다고 되겠어?'하는 무력감과 싸우고 '나 아니니까 상관없어'하는 이기심과 싸우고. 그리고 다른 별에서 한아를 위해 찾아온 사람이 있다. 둘은 비슷하다.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른 존재를 지키려 한다는 점에서.

 

"넌 같은 자리에 있는 걸 지키고 싶어하는 거잖아. 사람들이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난 너처럼 저탄소 생활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그래도 나는 안 될까. 너를 직접 만나려고 2만 광년을 왔어. 내 별과 모두와 모든 것과 자유여행권을 버리고."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하지만 첫번째로 널 보고 널 생각한 건 나였기 때문에 내가 온 거야."

 

"땅 위의 작은 생물과 물속의 커다란 생물까지 너와 이어지지 않은 개체는 없다는 걸, 넌 우주를 모르고 지구 위에서도 아주 좁은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이해하고 있었어. 나는 너의 그 선험적 이해를 이해할 수 없었어. 인간이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고 또 죽이는 이 끔찍한 행성에서, 어떻게 전체의 특성을 닮지 않는 걸까. 너는 우주를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우주를 넘어서는 걸까. 너는 너무 멀리 있는데, 나는 왜 널 가깝게 느낄까."

 

"네가 없으면 내 여행은 의미가 없어져."

 

한아는 이후 채 겪어보지 않은 광막함에 대해 계속 떠올렸고, 우주가 언제나 광막한 곳이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마음속에도 그것이 일부 녹아들지 않았을까 여기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렴풋하게, 누군가는 살을 찔러오는 강렬함으로 안쪽의 춥고 비어있는 공간을 더듬는 것이다. 얼음 무당벌레들이 지독하게 느끼는 편이었을 뿐, 우리는 모두 이 어둡고 넓고 차가운 곳에 점점이 던져져 있지 않은가?

 

한아는 그 순간의 두 사람이 얼마나 완벽하게 꼭 들어맞는가를 가만 느끼고 있었다. 우주가 그들을 디자인했다.

 

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 요동치지 않고, 요철도 없이 랄랄라하고 계속되기도 한다. 우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러브 스토리의 시작이면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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