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본질, 실체의 본질은 무엇인가. 본질은 없다. 머리색, 피부색, 키, 얼굴모양, 목소리, 걸음걸이, 성격, 취향.. 우리가 본질이라고 믿는 자아의 부분들은 우리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의 작은 원소들이 하나라도 달라졌다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비껴나갔을 존재를 증명한다. 결국 우리는 모두 빈 존재들이다.
충격적인 개념 아닌가? 사실상 나와 타인 사이에 다를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너무나 특별하고 저 사람은 별 볼일 없는데도. 부귀영화도, 지위와 명예도, 쓸모도, 인기도 우리를 구분짓지 못한다. 다른 것은 없다.
달라이 라마에 따르면, 우리는 먼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지혜를 얻어야 한다. 지혜는 투명한 시선을 의미한다. 지혜로운 자는 편견 없이 맑은 시선으로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현상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
공은 단지, 사물들이 그 자신만의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존재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다른 식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끝까지 분석해 보면 어떤 것도, 사람이든 생각이든 자동차든, 그 자체만으로 홀로 외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다고 공은 말한다. 이것이 우리는 에워싸고 있는 세상을 깨어 있는 눈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외딴 섬이 아니다. 셰계는 서로 연결된 사건들, 사람들, 사물들로 짜여진 거대한 그물망이다.
"우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키우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류를 하나의 전체로서, 한 생명으로서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오늘날의 진실은, 전세계가 마치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어딘가 먼 장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 영향을 반드시 여러분이 살고 있는 곳까지 미칩니다."
"이 피부 아래에는 똑같은 본성, 똑같은 종류의 욕망과 감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나는 늘 다른 사람에게 행복한 느낌을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긍정적인 것들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가진 세계관의 핵심이기도 한데, 그 머그 잔은 '발생에 있어서 다른 것에 의존하고' 있다. 그것은 자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요인들 때문에 머그 잔이 되었다. 그것은 본래 비어 있다. '비어 있다'는 것은 '본래의 존재가 비어 있다'는 것의 줄임말이다. 또는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비어 있다는 것은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말과 동의어다.
달라이 라마에게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 즉 사물들, 사람들, 동물들, 생각들, 감정들, 물건들 우리가 이름 붙인 모든 것들이 다 공이다. 모든 것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없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어떤 것도 저 혼자 존재하지 않으며, 저 혼자로 이루어진 것도 없다.
"내가 무아에 대해, '나'없음에 대해 생각하는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일들이 마치 영화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그것이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보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화를 보는 것과 같지요. 영화를 볼 때 우리는 한편으론 어떤 일들이 실제로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시선을 영화 화면에 두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마음은 그것이 단지 영상일 뿐이며 실제가 아닌 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주저없이 용서를 선택할 수 있을까. 삶을 사는 이유가 자비를 베풀고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인생은 긴 고비를 넘는 고단한 수행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통 속에서 삶을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이 생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잠시의 주저함도 없었다. 마치 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의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만일 내가 짧은 순간이나마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어느 정도 목적을 이룬 것입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자비, 서로를 보살피는 마음입니다."
"적을 용서하는 것이 한 사람의 영적 성장에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그렇습니다. 그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삶을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강한 자비의 마음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용서는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영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나는 주고받기라 불리는 명상법을 사용합니다. 시각화 과정을 통해, 행복이나 따뜻한 애정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들의 고통,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내 자신이 흡수하는 상상을 합니다. 나는 숨을 들이쉬면서 그들이 가진 미움, 두려움, 잔인함 같은 독소들을 들이마십니다. 그리고 숨을 내쉽니다. 그때 자비와 나눔 같은 모든 좋은 감정들이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달라이 라마에게 있어서, 고통과 고난은 인내심과 포용력을 키우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인내심과 포용력은 우리가 미움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줄이길 원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모든 일이 잘 되어 나갈 때, 우리는 인내심과 용서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오직 문제와 맞부딪칠 때만, 고통받을 때만, 우리는 그것들의 가치를 진정으로 배울 수가 있다. 일단 우리가 그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자비의 감정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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