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알아두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알아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인생에서 어떤 사건들을 거치면서 서서히 형성되어 굳어지지만 인생을 깊이 성찰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결코 답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정답을 알 수 없다. 그저 옳다고 믿는 방향대로 걸을 뿐이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삶을 대하는 달라이 라마의 시각이다. 그는 자비와 상호의존이라는 렌즈로 인생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의 비결이라고 밝힌다.
그는 자신의 민족을 학살하고 티베트 삶의 터전을 파괴한 중국인들에게도 먼저 손을 내민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용서는 나에게 어렵기만 하다.
달라이 라마에게 있어 생명의 실체는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유명한 '인드라의 그물'과 같다. 고대 인도인들은 우주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닥의 실로 짜여진 거대한 그물로 생각했다. 그리고 각각의 그물눈에는 다이아몬드가 매달려 있다. 그 다이아몬드의 수많은 면들은 마치 무한한 숫자의 거울들처럼 나머지 모든 다이아몬드를 완벽하게 비춘다. 그리고 각각의 다이아몬드는 다른 모든 다이아몬드들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물의 어느 한쪽에서 일어난 파동은 아무리 미미한 것일지라도 나머지 그물 전체에 물결 효과를 일으킨다. 그것은 '나비 효과'와 같다.
"첫째로, 나는 소위 적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을 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합니다. 그들 역시 똑같은 인간 존재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나의 미래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의 이해 관계 역시 그들의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돌보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돌보는 일과 같습니다."
투투 대주교는 흑인들이 간직해 온 오래된 지혜를 통해 용서가 가진 힘을 마음 깊이 확신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인간은 다른 인간을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아프리카 인들은 그것을 '우분투'라고 부른다. 대주교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나의 인격은 당신의 인격에서 나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신의 인격이 향상되었을 때 나의 인격도 따라서 향상됩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인격이 비인간적이고 냉정한 것이 될 때, 나 또한 그렇게 됩니다. 용서는 실제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최상의 길입니다."
용서는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행이라고 달라이 라마는 말한다. 그것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자비로운 심성과 더불어 오랜 성찰과 명상, 그리고 인과관계의 문제와 사물의 실상에 이르기까지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힌두교의 오래된 경전 <바가바드 기타>는 '용감한 사람을 보기를 원하면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을 보라. 영웅을 보기를 원하면 미움을 사랑으로 되돌려보내는 사람을 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이해득실을 따지는 계산법에 익숙하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이익을 줄지 가늠해보거나 내 이익을 따져보는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지만 그러한 계산법을 거두기 힘들다. 그것은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과 같다. 진정으로 아무런 손해나 불이익을 신경쓰지 않고 무언가를 베풀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행복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이 오랜 고승은 말하고 있다. 이제는 저울에서 내려올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힘들 사람들의 언행을 볼 때 우리는 그들과 자신을 분리하려고 한다.
"가난하니까 저러지.", "부모한테 문제가 있어서 그래. 가정교육을 못 받았네.", "원래 저런 사람이야. 사이코 아니야?"
그러나 사실 그들은 결국 우리를 조금씩 떼어다가 만든 것이다. 너는 나를 반영한다. 나는 너를 반영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정의하는 존재들이다. 내가 자유로워지면, 행복해지면, 평화로워지면 너도 그렇게 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불행과 고통의 많은 부분은 우리가 지각하는 것과 실체 사이의 불일치에서 온다. 이를테면 나는 나 자신을 별개의 존재로 여긴다. 나는 내 딸, 내 아내, 내 적과 다르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든 또는 미워하든, 내 자신이 그들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전생애에 걸쳐 그런 식으로 믿도록 조건지워지기 때문에, 나와 타인들 사이에 분명한 구분이 있다는 생각에는 조금의 의심도 없다.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이기적인 행동은 바로 이런 시각에서 나온다.
달라이 라마에게 있어서 실체의 본질, 실체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물 사이의 근본적인 상호연결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그는 자기 존재의 심장부에서, '너의 이익'과 '나의 이익'이 도저히 분리될 수 없게 연결되어 있음을 굳게 믿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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